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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일기/전통주36

해풍을 맞이한 들국화를 담다, 서산 들국화주/★★★★☆(3.8) 가을을 대표하는 꽃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코스모스를 포함한 다양한 꽃들이 가을엔 들판을 수놓지만, 나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국화, 그중에서도 가을 한복판에 노오란 길을 만드는 '들국화'이다. 들국화는 굉장히 낯익은 이름에 비하여 그 모습을 보기가 외외로 쉽지가 않다. 뭐 한 두 송이 쯤이야 길가에 피어있을지도 모르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어디에서 기다란 들국화 밭을 볼 수 있겠는가. 작정하고 찾아가지 않는 이상 그 아름다운 모습을 만끽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집에서라도 대리만족을 하기 위해 들국화가 담긴 술 한 병을 가지고 왔다. '서산 들국화주'. 우연히 '해미읍성'을 놀러 갔다가 발견한 친구이다. 간단히 요깃거리를 사기 위해 들린 마트에서 그리 비싸지 않은 가.. 2023. 7. 10.
우리나라 최초의 누룩 장인이 담은 술, 한영석 청명주/★★★★☆(4.2) 밝은 날 음주하는 맑은술 아는 사람이 많진 않겠지만, 우리나라의 절기 중 하나에는 '청명'이라는 절기가 존재한다. 1년을 24개로 구분한 24 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로서, 춘분과 곡우 사이에 있는 양력 4월 5일을 의미한다. 하늘이 차츰 맑아진 다는 것을 의미하여 '청명'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비로소 봄밭갈이를 시작하게 되는 절기이다. 이렇듯 농사와 관련하여 굉장히 중요한 절기 중 하나인 '청명'과 관련한 술이 바로 '청명주'인데, 여기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하나는 새해 농사일을 시작하는 때를 기하여 술을 빚었다가 농경이 한창일 때 음주하는 술이 '청명주'라는 것이고, 하나는 청명일에 빚는 것이 아닌 청명일에 마시는 술이 '청명주'라는 것이다. 둘 중 무엇이 진실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 2023. 6. 14.
우리나라 청주의 역사를 담다, 조선주조사/★★★★☆(3.8) 일제강점기의 양조역사와 이름이 같은 술 조선주조사, 1907년부터 1935년까지 일제강점기 시대에 작성된 대한민국의 주류에 관한 일제의 공식기록을 편찬한 책이다. 술의 종류와 제조법, 생산과 수급, 주류의 거래 등 당시 술에 관련한 대부분을 기록한, 현재로선 상당히 뜻깊은 내용을 지니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만한 내용 중 하나는 이때 주세법상 청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주세법상 청주의 역사라고 하면 어떤 문제가 있겠냐,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있다. 이때 만들어진 주세법상의 청주는 일본식 청주, 흔히 말하는 사케를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우리나라가 가진 원래의 청주는 약주로 분류되게 되었으며, 주세법상 청주가 되기 위해선 누룩을 1% 미만으로 사용해야.. 2023. 6. 6.
배와 산삼 그리고 마음을 담은 술, 천사의 선물/★★★★☆(3.5) 산신령이 내린 천사의 선물 사람들은 간혹 믿을 수 없는 긍정적인 일이 생겼을 때 천사가 선물을 주었다고 말한다. 당연히 실제로 천사가 선물을 줄리는 없으니, 그만큼 기쁘다는 이야기를 돌려서 말한 것이다. 자신의 눈앞에 정말 말도 안 되는 기쁜 일이 생겼을 때 나오는 단어, 천사의 선물. 오늘은 그 이름을 가진 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내가 이 술을 가져온 것은 새로운 술을 찾아 온라인 마켓을 뒤지던 중 우연히 한 사이트에서 상당히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천사의 선물'이라는 이름도 그렇지만, 겉모습 역시 한국적이면서도 아름다워 스크롤을 내리던 나의 손가락을 순식간에 멈추게 만들었다. 외관과 명칭, 거기에 산삼과 배를 넣은 꽤나 매력적인 조합까지. 아마 대부분의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한.. 2023. 5. 31.
사람이 빚은 국가무형문화재, 문배술/★★★★☆(4.0) 전통주, 이름 그대로 나라의 전통을 간직한 술이란 뜻이다. 지금에서야 국내에서 만들어진 술들을 편하게 부르기 위해 한국의 주류문화에 맞는 술들을 '전통주'라는 품목에 묶어 놓은 상태이나, 실은 그리 쉽게 허락되어야 할 이름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리하여 준비한 것이 바로 오늘의 술, '문배술'이다. '전통주'라는 단어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이 증류식 소주는 국가 무형문화재 86-1호로 지정되어 무려 5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말이 5 대지 한 술이 다섯 명의 사람을 거쳐왔다는 것은 정말 그리 짧은 기간이 아니다. 남북정상회담의 만찬주로도 사용되어 한 때 상당히 주목을 받았던 '문배술, 그 술의 향기가 문배와 같다고 하여 사람을 즐겁게 만든다고 하는데, 어디 어떤 맛과 향을 가지고 있을지 술의 문을 열.. 2023. 5. 29.
홍천의 오미자가 만든 아름다운 향미, 홀리 엠/★★★★☆(4.0) 물 좋고 공기 좋은 강원도 홍천엔 여러 특산물들이 존재한다. 마늘, 찰옥수수, 무청시래기, 오미자 등 특유의 훌륭한 자연에서 나온 작물들은 환경과 어울리는 맛을 선보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늘 내가 가져온 술은 이 홍천의 수많은 특산물 중 하나인 오미자가 들어간 리큐르이다. 요즘 국내의 전통주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듯 한눈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술이 나오니 정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오미자, 그것도 홍천의 자연을 그대로 담은 어여쁜 리큐르는 과연 어떤 맛을 선보일까. 술을 눈앞에 두고 인내할 수 있을 정도로 참을성이 좋지 않으니, 사족은 여기까지 하고 어서 음주해 보도록 하겠다. 홍천의 오미자가 만든 아름다운 향미, 홀리 엠 HOLY M 제품명.. 2023.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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