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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일기/전통주

사람이 빚은 국가무형문화재, 문배술/★★★★☆(4.0)

by 주(酒)간(肝) 202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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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이름 그대로 나라의 전통을 간직한 술이란 뜻이다. 지금에서야 국내에서 만들어진 술들을 편하게 부르기 위해 한국의 주류문화에 맞는 술들을 '전통주'라는 품목에 묶어 놓은 상태이나, 실은 그리 쉽게 허락되어야 할 이름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리하여 준비한 것이 바로 오늘의 술, '문배술'이다. '전통주'라는 단어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이 증류식 소주는 국가 무형문화재 86-1호로 지정되어 무려 5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말이 5 대지 한 술이 다섯 명의 사람을 거쳐왔다는 것은 정말 그리 짧은 기간이 아니다.

 

남북정상회담의 만찬주로도 사용되어 한 때 상당히 주목을 받았던 '문배술, 그 술의 향기가 문배와 같다고 하여 사람을 즐겁게 만든다고 하는데, 어디 어떤 맛과 향을 가지고 있을지 술의 문을 열어보도록 하자.

사람이 빚은 국가무형문화재, 문배술

문배술

제품명 : 문배술

가격 : 12800원(온라인기준)

원산지 : 경기도 김포시, 문배주양조원

식품의유형 : 소주

용량 : 200ML

도수 : 40%vol


 

용량에 따라 병의 상태가 다르게 되어있으며, 나는 맛을 보기 위해 비교적 저용량인 200ML를 구매하였다. 40도라는 높은 도수를 간직한 술병의 외관은 비교적 평범한 모습이다. '문배술'이라고 정갈하게 쓰인 글씨와 도수를 나타내는 40이 끝.

 

참고로 700ML를 구매하게 되면 도자기병에 술이 담겨 나오니, 선물용으로 구매할 예정이라면 꼭 700ML를 구매하길 바란다. 병의 퀄리티 차이가 굉장히 크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5대를 이어 문배주양조원에서 탄생한 이 술은 일체의 첨가물 없이 국내산 메조와 찰수수를 원료로 만들어졌다.

 

1990년 남북총리급회담 공식 건배주, 남북 정상회담 남한 측 공식 건배주, 2차 남북 정상회담 공식 만찬주, 2018년 남북 정상회담 공식 만찬주 등의 이력을 지니고 있으며, 우아하고 그윽하게 풍기는 문배향은 사람을 홀리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사실 이전에 700ML를 음주해 본 경험이 있는데, 확실히 달콤하게 퍼지는 배의 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증류식 소주답게 겉모습은 투명하고 매끄러운 상태를 보여준다. 다른 소주들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며, 굳이 따지자면 약간 더 매끄럽고 부드러운 정도이다.

 

그러나 향에 있어선 다르다. 잔을 가까이에 가져다 댄 것 만으로 시원하고 달콤한 배의 향기가 코 안을 가득 채워준다. 40도라는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알코올의 향은 코 끝을 살짝 스치는 정도에서 끝이 나며, 대부분의 향은 달고 쌉싸름한 배가 차지하고 있다.

 

연거푸 맡아도 전혀 질리지 않는 향이다. 사실 증류식 소주 중에서 이렇게 배의 향이 나는 술들은 여럿 볼 수 있는데, 이렇게 까지 진한 과실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정말 여럿 없지 않을까 싶다.


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시원하고 깔끔한 술이 혀를 가볍게 지나간다. 향과 같이 약간의 단맛이 느껴진 후에 목구멍을 통과하며, 술 자체가 간결한 편이라 그런지 큰 여운을 느껴지지 않는 듯하다.

 

전체적인 맛의 방향은 자연적인 단 맛과 조금의 쌉싸름한, 그리고 미세한 스파이시함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벼운 바디감을 지니고 있고 깔끔한 풍미가 시원한 배의 향과 함께 느껴지기에 도수에 비해서 그렇게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40도라는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렇게 술이 가뿐할 수 있다니, 이 도수가 이 정도 맛을 낸다면 정말 순식간에 취해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한 번에 너무 많이 욱여넣는다면 쌉싸름함과 스파이시함이 한 번에 찾아온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시원한 상태에서 술을 음미하듯이 한 모금씩 음주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하면 도수가 거의 방해되지 않는 상태에서 기분 좋은 술자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이볼이나 온더락으로 음주하는 것도 이 술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겠지만, 나는 '문배술'은 천천히 한 모금씩 음미하며 음주하였을 때 그 향과 풍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소주였다고 생각된다.

 

코로 시원한 배의 향을 먼저 즐기고, 한 모금 천천히 머금으면 느껴지는 간결한 단 맛과 스파이시함, 동시에 느껴지는 문배의 달콤한 향을 만난다. 이러한 과정들은 왜 이 술이 남북 정상회담 만찬주로 그리 많이 사용되었는지 당신에게 잘 알려 줄 것이다.

 

안주는 한 점씩 집어먹을 수 있는 음식을 추천한다. 소고기나 회 같이 술과 한 점씩 즐길 수 있는 것을 곁들여 먹는다면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술을 즐기기에도 만족스러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문배술', 역시 그 명성은 어디 가지 않는 맛이었다. 이전에 음주하였을 때에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지만, 오랜만에 음주하니 그 향이 더욱 진해진 느낌이다.

 

특히나 코를 감도는 배의 향과 깔끔한 술의 맛은 몇 잔을 먹어도 질리지 않으니, 회나 고기와 함께 먹는다면 굳이 또 다른 지상낙원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5대를 이어온 전통의 맛, 문배술의 주간 평가는 4.0/5.0이다. 시원하고 달콤한 향과 간결한 맛의 조화는 이번에도 만족스러웠다.

 

 

개인적 평가

맛 ★★★★☆

가격 ★★★☆☆

바디감 ★☆☆☆☆

당도 ★☆☆☆☆

향 ★★★★☆

산미 ★☆☆☆☆

탄산 ☆☆☆☆☆

풍미 ★★★★☆(3.5)

 

주간(酒肝)평가

★★★★☆

4.0점 입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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