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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일기/막걸리

불곡산을 감싸는 부드러운 구름, 양주불곡산 막걸리/★★★★☆(3.5)

by 주(酒)간(肝) 202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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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곡산 구름아래 들이키는 한 잔

 

불곡산, 경기도 양주시에 사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유양동과 백석읍에 걸쳐 있는 산이다. 465m의 높이를 지니고 있으며, 눈으로 보기엔 높지 않고 미지근한 느낌이 있으나 생각보다 경사진 능선이 많아 산행에 재미를 붙일 수 있다. 또한 이 산의 중턱에는 신라 때에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는 백화암이 존재하는데, 절 앞마당에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있어 세월과 역사를 말해준다고 한다.

 

당일치기에 좋다고는 하지만, 경기도 양주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한 번도 불곡산을 가보지 못한 내가 왜 굳이 이야기를 꺼냈냐고 한다면, 늘 그랬듯이 오늘 마실 술이 '불곡산'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양주 불곡산막걸리', 이름만 들어도 이 막걸리가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알 것 같다.

 

2000년 초기부터 양주를 대표하는 먹거리이자 자랑거리인 '양주불곡산 막걸리'. 구름을 잡은 술은 어떤 맛과 모습을 가지고 있을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불곡산을 감싸는 부드러운 구름, '양주불곡산 막걸리'

불곡산막걸리

제품명 : 양주불곡산막걸리

가격 : 5000원(온라인 기준)

원산지 : 경기도 양주시, (주)양주도가

식품의유형 : 생탁주

용량 : 1000ML

도수 : 6%vol


 

병 전면부에 보이는 디자인부터 상당히 인상적이다. 굵직굵직한 산의 모습과 그 아래 힘 있게 적혀 있는 '양주불곡산 막걸리'라는 글자. 진한 글씨체만 봐서는 맛 역시 강렬할 것 같지만, '구름통통 부드러움'이라고 적혀 있는 상반된 문구를 보니 생각보다 고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주)양주도가'에서 '이양주 막걸리'로 탄생시킨 '양주 불곡산 막걸리'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양주의 명산 '불곡산'지명을 따라서 지어졌다. 화학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은 채로 국내산 우수한 품질인 양주쌀로 만든 술이며, '양주도가'의 독창적인 발효기법 두 가지로 만들어져 우유처럼 고우면서도 부드러운 구름처럼 입 안에 녹아든다고 한다.

 

술의 용량은 1000ml에 가격은 5000원, 요즘 출시되는 막걸리가 다들 가격이 나가서 그런지, 아니면 용량이 기존 막걸리에 비해서 커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그리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은 아니다. 화학첨가물을 추가한 것도 아니고, 괜찮은 품질의 재료와 약 20년을 사랑받아온 전통을 생각해 보면 딱 적당하거나 살짝 저렴한 가격처럼 생각된다.


잔에 따른 술의 모습은 막걸리보단 우유와 같은 순백의 빛깔을 띄고 있다. 구름 같다는 말이 살짝은 이해되는 비주얼이며, 매끄럽고 고운 질감을 가진 술은 눈으로 보는 보기만 해도 감탄을 자아낸다.

 

뚜껑을 열면 약간의 산미와 미세한 고소한 쌀향이 코를 감싸 안는다. 향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알코올의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은 채로 바닥에 붙어있는 누룽지에서나 느낄법한 고소함이 다가오는데, 일반적인 막걸리에서 흔하게 맡을 수 있는 향이라 그런지 꽤나 새롭다.

 

잔을 몇 번 흔들어 한 모금 머금으니 약간의 탄산과 산미, 그리고 고소함을 간직한 막걸리가 혀를 안아준다. 예상했던 대로 맛이 진한 편은 아니고, 옅게 퍼지듯이 느껴진다. 

 

혀를 감싼 막걸리는 부드럽게 목구멍을 통과한다. 탄산이 있음에도 고운 주감을 지니고 있으며, 목 넘김 후에는 고소한 향을 남긴 채로 깔끔하게 사라지는데, 이때 텁텁함이나 특별한 입자감이 맴돌지 않는 술의 간결함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구름 같다는 말에 완벽하게 부합하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어느 정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술의 무게가 상당히 가벼운 편이고, 고운 풍미와 흩어지는 듯한 마무리를 가지고 있기에 솜사탕처럼 사라지는 여운은 부담스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술을 마무리해준다.

 

또한 산미와 고소함의 조합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산미가 너무 지나치지 않은 상태로 맛의 단계를 한 층 더 올려주고, 그 알맞은 산미를 고소한 향과 맛으로 잡아주기 때문에 특별히 맛의 모난 구석이랄 게 없다. 조화롭고, 각각의 맛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잘 어우러져 있어 누구나 편하게 음주할 수 있을 것 같은 술이다.

 

잔을 반복할수록 혀와 코에 남는 산미와 고소함이 참 좋다. 맛이 진한 것은 아니나 가볍고 고운 특유의 미를 가지고 있고, 1000ml는 마시는 사람에 따라서 양이 많다고도 느낄 수 있겠으나 술 자체가 편한 탓에 그런 걱정은 따로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막걸리의 이름에 '불곡산'이 들어가 있는 것 답게 산 중턱쯤에서 음주하면 딱 좋을 것 같은 맛이다. 왠지 하산 후에는 진한 막걸리를 먹고 싶은 느낌이니, 올라가는 길에 중간쯤 있는 백숙집에서 딱 이 막걸리를 곁들이면 너무나도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막걸리 한 잔에 닭고기 한 점이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지 않을까.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약간은 짭짤한 음식을 추천한다. 막걸리의 간이 그렇게 강하지 않기 때문에, 해물파전, 두부김치, 순대볶음 등과 함께 음주하면 맛있게 음주할 수 있을 술이다. 나는 양념돼지꼬리를 곁들여 음주하였는데, 고소함이 매콤함을 씻겨내려 주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양주불곡산막걸리', 가벼운 조화로움이 일품인 술이었다. 보통 산과 관련되면 조금은 무거웠던 술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깔끔한 산미와 고소함이 상당한 매력을 자랑했다.

 

보통의 막걸리와 다르게 1000ML가 담겨 있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니기에, 고소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음주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불곡산의 정기를 받은  '양주불곡산 막걸리'의 주간평가는 3.5/5.0이다. 고소하고 가벼운 맛은 매력 있었으며, 꽤나 괜찮은 경험을 가져다주었다.

 

개인적 평가

맛 ★★★★☆(3.5)

가격 ★★★☆☆(2.5)

바디감 ★★☆☆☆(1.5)

당도 ★★☆☆☆(1.5)

향 ★★★☆☆

산미 ★★★☆☆

탄산 ★★☆☆☆(1.5)

풍미 ★★★☆☆

 

주간(酒肝)평가

★★★★☆

3.5점 입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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