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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일기/막걸리

추억의 맛과 가격을 다시 한번, 서민막걸리/★★★☆☆(3.3)

by 주(酒)간(肝) 202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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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비싼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나


언제부터인가 주류의 가격은 하늘 모르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분명히 내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흔히 말하는 소주나 맥주, 막걸리 등 일반적으로 음주하는 술들의 가격은 비싸지 않았는데 어느새부턴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올라가더니, 지금은 만 원대가 넘어가는 경우도 수두룩 하다. 이전에는 돈이 없을 때 쉽게 들었던 술들도 이제는 지갑을 한 번 확인한 후에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이유에는 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 요즘 트렌드가 고급화라는 것도 있겠지만 그저 적당히 싼 가격에 취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확실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얼마 전 편의점을 방문한 나에게 유독 눈에 띄는 막걸리 하나가 존재하였다. '서민막걸리', 이름부터 일반적인 막걸리에 비하여 남다른 매력을 지닌 탓에 곧바로 내 손에 들렸고, 계산할 때 확인한 가격은 고작 1000원. 지역 막걸리에 비해서도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 놀라운 가격을 가진 막걸리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천 원이라는 아주 옛 가격을 가진 막걸리의 맛과 모습은 어떨지. 어서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추억의 맛과 가격을 다시 한번, 서민막걸리


 

서민막걸리

제품명 : 서민막걸리

가격 : 1000원(CU 편의점 기준)

원산지 : 경기도 시흥시, (주)향가주조

식품의유형 : 탁주

용량 : 750ML

도수 : 6%vol


 

병의 디자인이 상당히 투박하다. 초록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색깔은 옛날 막걸리와 굉장히 유사해 보이며, 전면부에 보이는 그림 역시 상당히 예스럽다. 또한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요'라고 써져 있는 문구는 일을 마친 후 힘겹게 돌아오는 사람에게 전하는 듯 따뜻하게 느껴진다.

 

CU에서 대량 납품을 위한 자동화 설비는 마쳤으나 판로를 확보하는데 어려웠던 '(주)향가주조'와 손을 잡아 생산하는 막걸리인 '서민막걸리'는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서 직접 쌀을 공급받아 가격을 낮추었으며, 중간마진과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여 일반 제조사 상품보다 약 70%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여기에 보통의 막걸리 용량인 750ML를 그대로 가지고 있고, 적은 텁텁함과 깔끔한 목 넘김이 특징이라고 한다. 

 

확실히 1000원이라는 가격은 상당한 메리트를 지니고 있다. 기존의 지역 막걸리와 비교하였을 때도 상당히 싼 가격이고, 양 역시 같으니까.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맛 역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성비 측면에서 적합한 맛을 지니고 있을까.


잔에 따른 막걸리의 모습은 일반적인 막걸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약간 누르스름한 우유 색을 띠고 있으며, 농도 역시 적당해 보인다. 가격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말 그대로 막걸리 하면 생각나는 표준의 모습인 것 같다.

 

코를 가져다 대니 싸한 알코올의 향과 함께 인위적인 당분냄새가 올라온다. 약간의 산미가 포함되었으며, 확실히 옛날에 음주하였던 저렴한 막걸리의 향 같은 느낌이다. 그리 좋은 향이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딱 적당하게 느껴지는 향이다. 상큼함과 단 냄새가 코를 맴도는 것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잔을 흔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조금의 탄산과 함께 굉장히 표준적인 맛을 지닌 막걸리가 혀를 감싸 안는다. 기본적으로 옅은 맛을 지니고 있으며, 단 맛과 산미가 비슷한 정도로 분포되어 있다. 

 

탄산이 있음에도 가격에 비하여 부드럽게 목구멍을 통과하고, 목 넘김 이후에는 굉장히 짧은 여운을 남기는데, 이 역시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여겨진다.


무게감은 살짝 가벼운 편에 풍미는 그냥저냥. 특별한 맛이나 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나 따지지 않고 마시기에 딱 적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마시기 전에도 말했으나 이 막걸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이 막걸리가 가격대비 어느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는가이다. 당연히 1000원짜리 막걸리가 다른 고급막걸리나 가격이 더 비싼 막걸리와 똑같은 맛을 보여주긴 힘들 테니, 통상적으로 가성비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까지 도달했는지가 중요할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는 확실히 가격대비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스파탐과 페닐알라닌 등의 감미료가 함유되어 있어 인공적인 단 맛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는 가격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고, 풍부한 풍미가 느껴지지 않는 것 역시 너무나 당연한 요소이다. 중요한 것은 가성비, 그리고 그 가성비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예전에 어렸을 적 지역막걸리나 시장에서 먹던 그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쯤 음주하기 꽤나 괜찮아 보인다. 단 맛을 싫어한다면 그냥 마시면 될 것이고, 단 맛을 좋아한다면 막걸리 두 병에 사이다 한 병을 섞어서 음주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사이다와 어울리면 반드시 가격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친구이다.

 

오늘은 맛에 있어서 그렇게 특별한 설명을 할 것이 없다. 말 그대로 표준적인 막걸리의 맛에 가까우며, 저렴한 막걸리의 특징인 아스파탐의 향과 맛, 거기에 약간의 탄산이 섞여있는 술이다. 맛을 생각하고 음주하지 말고, 추억과 가격을 생각하고 음주하면 좋을 것이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순대 볶음, 해물파전, 도토리묵 등의 짜고 매운 막걸리 안주를 추천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표준 막걸리에 가까운 맛이고, 혀를 간지럽히는 탄산을 지니고 있기에 정말 잘 어울릴 것이다.

 

'서민 막걸리', 이름 그대로의 맛과 가격이었다. 서민을 위한 가격이었고, 예전 어렸을 적 먹었던 값싼 막걸리의 맛이 거의 그대로 느껴졌던 것 같다.

 

가격도 있지만 나에겐 맛도 그렇게 크게 나쁘지 않았다. 적당한 맛에 싼 가격, 가성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힘든 물가 상황에 너무나도 사랑할법한 막걸리이다.

 

우리의 지갑을 걱정해서 나온 '서민 막걸리'의 주간평가는 3.3/5.0이다. 평균적인 맛에 1000원이라는 가격은, 확실히 압도적인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 평가

맛 ★★★☆☆

가격 ★☆☆☆☆

바디감 ★★★☆☆(2.5)

당도 ★★☆☆☆

향 ★★☆☆☆

산미 ★★☆☆☆

탄산 ★★☆☆☆(1.5)

풍미 ★★☆☆☆

 

주간(酒肝)평가

★★★☆☆

3.3점 입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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