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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일기/막걸리

쿵 하면 짝 하고 맞아떨어지는 막걸리, 짝꿍막걸리/★★★★☆(3.8)

by 주(酒)간(肝) 202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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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잘 지내니?


 

누구나 어렸을 적 친하게 지내던 단짝 한 명씩은 있었을 것이다. 유치원 때나, 초등학교 때. 혹은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 그것도 아니라면 대학교 때나 그 이후에. 물론 환경에 따라서 없을 수도 있겠지만, 잘 생각해 보면 기억에 있고 살았던 친한 친구 한 명정도는 떠오를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람들과 연락을 잘 안 하게 되고, 당장 하루 살아가는 것에 급급하다 보니 흔히 말하는 '짝꿍'이었던 존재를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이전엔 내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자주 모임을 가졌지만 지금은 나 자신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늘 그랬듯이, 오늘 역시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오늘 여러분들에게 이야기할 술의 이름이 '짝꿍 막걸리' 이기 때문이다. 단짝과 함께 음주하길 바라며 이런 술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소개를 듣고 생각해 보니 단짝이었던 사람들은 꽤 있었던 것 같으나 아직까지 단짝이라고 부를만한 사람은 딱 정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졌다.

 

여하튼, 짝꿍과 먹기 좋다고 하는 이 막걸리. 맛과 모습은 어떨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겠다.

쿵 하면 짝 하고 맞아떨어지는 막걸리, 짝꿍막걸리

 

디자인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서로 옷을 위아래만 반대로 입은 친구 둘이서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 '짝꿍막걸리'라는 막걸리의 이름을 그대로 나타낸듯한 외관이다. 보통 막걸리의 병을 보면 이렇게까지 그림이 디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짝꿍막걸리'는 확실히 귀여운 그림이 돋보이고 있다.

 

꽤나 유명한 '곰표막걸리'를 만든 '한강주조'에서 탄생한 '짝꿍막걸리'는 오직 쌀만을 이용하여 기존 막걸리에서 즐길 수 없는 다양하고 복잡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막걸리이다. 부담 없는 단맛과 부드러움이 매력적인 술이고, 기존 막걸리에 비하여 높은 8도의 도수를 가지고 있어 온 더락으로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술의 가격은 5500원. 참고로 짝꿍 막걸리의 전면부에 보이는 그림은 '김현주 작가'님의 그림으로서 베스트 프렌드의 모습과 짝꿍을 즐기는 모습을 표현했다. 확실히 짝꿍답게 신나 보인다. 맛 역시 그럴지는 의문이지만. 그리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지 않아 직접 음주해 봐야 정확한 맛을 알 수 있을 듯하다.


잔에 따른 술은 생각보다 진하고 어두운 모습을 선보인다. 적당한 밀도과 고운 질감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가만히 잔에 놓여 있는 것이 꼭 고요한 강물이 생각난다.

 

코를 가져다 대니 약간의 달콤함을 담고 있는 쌀의 향이 올라온다. 8도라는 일반적인 막걸리에 비하여 높은 도수를 지니고 있기에 알코올 향이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참외와 멜론이 생각나는 달콤한 과실의 향은 알코올 향 없이 코 끝을 간지럽힌다. 

 

계속 코를 대고 있으면 향의 끝 부분에서 알코올의 향과 씁쓸함이 살짝 다가오긴 하나, 이 역시 일반적인 막걸리에서 느낄 수 있는 정도이다.

 

한 모금 머금으면 달콤한 막걸리가 혀를 감싸 안는다. 향과 같이 알코올의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은 채로 부드럽게 들어와서 그대로 목구멍을 빠져나가며, 대단한 특색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드나 달콤한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음주할 수 있을 법한 맛이다.


더불어 적당한 바디감에, 혀에 미세하게 달라붙는 질감을 가지고 있고, 단 맛의 끝에서 조금의 씁쓸함이 느껴지나 술을 마시는 데 있어선 부담스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목 넘김 이후에는 입자감과 과실의 향, 그리고 달콤함을 여운으로 남긴다. 이때 느껴지는 여운은 길지는 않으나 입맛을 다시게 하는 것이 다음 잔을 부르기엔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혀에서부터 목 넘김까지의 과정이 가볍게 부드럽게 이루어지는 막걸리이다. 8도라는 일반적인 막걸리에 비하여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알코올의 향과 맛을 깔끔하게 정리한 것은 상당한 장점으로 느껴지며, 향미 역시 참외나 멜론이 생각나는 달콤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기에 막걸리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음주해 보길 추천하고 싶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매콤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추천한다. 닭발, 똥집튀김, 곱창볶음 등과 함께 먹는다면 언제 나타났는지 모르는 빈 병이 눈에 띌 것이다.

 

'짝꿍막걸리'라는 이름이 술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달콤한 맛에 한두 잔 먹다 보면 보통의 막걸리보다 높은 도수가 취기를 불러일으키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옛 추억을 나누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짝꿍막걸리', 예상보다 달콤함이 상당히 돋보이는 술이었다.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가 좋았으며, 알코올의 향이나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서 단 맛이 혀를 감싸주기에 누구나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술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짝꿍과 만날 일이 있고, 가볍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다면 이 막걸리를 곁들여 보는 건 어떨까. 이름 때문에 한 번 웃고, 술 때문에 두 번 웃고, 추억 때문에 세 번 웃으며 둘의 사이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쿵작이 맞는 맛, '짝꿍막걸리'의 주간평가는 3.8/5.0이다. 달콤했고, 취하기에 좋았다.


개인적 평가

맛 ★★★★☆(3.8)

가격 ★★★☆☆

바디감 ★★☆☆☆

당도 ★★★★☆

향 ★★★★☆(3.5)

산미 ★☆☆☆☆

탄산 ☆☆☆☆☆

풍미 ★★★★☆(3.5)

 

주간(酒肝)평가

★★★★☆

3.8점 입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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