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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일기/기타

하이볼로 탄생한 한국의 전통주, 안동하이볼/★★★★☆(3.7)

by 주(酒)간(肝)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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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溫故知新)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 것을 알다


요즈음 주변을 보면 확실히 예전에 비하여 하이볼을 구경하기 쉬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하이볼이 한국에 모습을 보였을 때에는 몇몇 주점 혹은 바에서 구매하여 음주하거나, 대형마트에서 원재료를 구매하여 스스로 조합해 음주하는 등 그리 방법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예 하이볼 자체를 만들어서 팔고 있다. 

 

술과 토닉, 진저에일 뿐만 아니라 여러 감미료를 섞은 다양한 하이볼이 출시되고 있어 만약 내가 하이볼을 마시고 싶다면 이제는 그저 주변 편의점이나 마트에 방문하여 완성품 한 캔을 구매하면 그걸로 끝이다. 언제 또 세상이 이렇게 살기 좋도록 바뀐 것인지.

 

여하튼 그리하여 오늘은 편의점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하이볼 한 캔을 들고 왔다. 흔하게 마주치는 하이볼이라면 이렇게 소개까지 하진 않을터인데, 이 술은 특이하게도 '안동소주'를 메인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안동소주가 맞다. 우리나라의 '전통소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술. 경상북도 안동시에서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안동소주'와 하이볼의 만남이라, 도대체 그 맛과 향이 어떨지. 궁금증 가득한 마음과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겠다.

하이볼로 탄생한 한국의 전통주, 안동하이볼

 

안동하이볼

제품명 : 안동하이볼

가격 : 6900원(CU편의점기준)

원산지 : 경기도 이천, 어메이징브루어리

식품의유형 : 기타주류

용량 : 500ML

도수 : 9.0%vol


 

겉모습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지만 확실히 한국적인 느낌이 강하게 든다. 붓으로 적은듯한 굳고 짙은 글씨체에, 국화꽃을 형상화한 문양까지. 이 술이 '안동소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몰랐더라도 최소한 한국적인 하이볼이라는 것은 바로 알 수 있을법한 디자인이다.

 

'안동하이볼'은 '어메이징브루어리'에서 많은 고민을 끝에 출시한 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소주인 '안동소주'를 9.3%함유하고 태어났으며, '안동소주'를 제외하고도 국화와 생강, 레몬향을 더하여 한국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이 친구의 도수는 9도, 용량은 500ML에 가격은 6900원. 아직 음주하기 전이지만 가격만 봐서는 비싸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요즘 편의점에 들어오는 하이볼이 한 두개가 아니기에 당연히 가격적으로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데, 3500원짜리 하이볼도 여럿 있는 마당에 그 옆에서 자리잡고 있는 6900원 이라는 가격은 어느정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맛을 보기 전, 잔에 따라서 맛을 본 후에는 생각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잔에 담은 술은 예상보다 아름다운 색을 선보인다. 레몬 하나를 퐁당 빠뜨린듯한 노오란 색깔, 술의 윗 부분을 차지한 아름다운 거품과 함께 개나리색 바다 안을 탄산이 가득 채우고 있으며, 이 때문인지 빛을 받은 액체는 더욱 갸륵하고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안동소주 자체는 당연히 증류주기에 투명하고 매끄러운 색을 띄고 있으나, 맥아가 들어갔기에 이런 모습이 된 것으로 추측한다.

 

잔을 몇 번 흔들고 코를 가져다 대니 비교적 독특한 향이 올라온다. '안동소주'와 민트, 레몬, 설탕, 거기에 더하여 약간은 씁쓸한 향이 자리잡고 있다. 생강과 국화로 향을 잡은 것이 맞는 듯 향의 끝 부분에서 꿀에 절인 듯한 국화꽃 향기가 코 안을 가득 채워주며, 그 사이로 약한 알콜냄새가 있긴 하지만 생강과 국화향에 사로잡혀 크게 자신을 뽐내진 못하는 듯 하다. 

 

나의 기준에선 매력적인 향이다. 기존의 하이볼에서 쉽사리 맡을 수 없는 향이며, 동시에 한국적인 느낌이 강하게 나기에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달콤씁쓸한 술과 탄산이 혀를 감싸안아준다. 평소 먹던 하이볼 보다는 좀 더 술이 많이 들어간 듯한 맛이다. 달기는 하나 단 맛이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 아닌 약간의 씁쓸함을 동반한채 다가오는데, 특유의 향 때문인지 맛과 향이 잘 어우러져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토닉과 배즙, 거기에 안동 소주를 섞은 맛이랄까. 물론 그 비율은 배즙 한 스푼에 토닉 일곱 스푼, 소주 두 스푼 정도이기에 배즙을 싫어하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마냥 부드러운 술은 아니라고 생각되고, 목넘김 후에는 특유의 설탕에 절인 국화와 생강향, 그리고 달콤쌉싸름한 맛을 혀와 코에 남기고 사라진다. 예상보다는 긴 여운을 지니고 있으며, 각각의 맛들이 조화롭고 지나치지 않아 한 캔을 비우는 것이 기분좋게 이루어진다.

 

무게는 적당한 편이고, 풍미 역시 생각보다 괜찮다. 평소에 음주하던 하이볼은 달콤함이 주가 되어 맛있게 음주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산뜻한 술이 묘한 향기와 함께 다가와 색다름을 선사해준다. 또한 맛이 상당히 한국적이다. 향과 맛 자체가 기존의 하이볼에서 느낄 수 없던 것들이라 그런지 좀 더 무겁고 고풍스러운 술이라고 여겨진다. 꼭 기와집에서 마루에 걸터 앉아 산을 바라보며 잔을 들이키는 느낌이다.

 

새로운 하이볼을 원하는 사람, 그 중에서도 단순한 단 맛보다는 한국적인 술에 가까운 하이볼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딱 어울릴 것 같다. 물론 평소 음주하던 하이볼과 차이가 있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되나, 달콤씁쓸한 술이 꽃 향기와 함께 찾아오는 것은 상당히 낭만적이었다.

 

모든 술들이 그렇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듯한 술. 하이볼을 먹는 목적이 단 맛과 음료수처럼 즐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권하기 힘들지만, 산뜻하고 청량하며 국화와 생강향이 섞인 전통적인 하이볼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음주해 보길 바란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 역시 우리나라에 어울리는 음식으로 추천한다. 궁중떡볶이, 도미찜, 담백한 생선구이와 함께 음주한다면 언제 취하는지 모르고 신선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안동하이볼', 약간 비싸다는 감은 있지만 맛과 향은 매력적인 하이볼이었다. 일단 기존에 보지 못했던 술이라는 점에선 높은 평가를 주고 싶지만, 걱정 되는 것은 이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수요층이 얼마나 많을까.

 

만약 당신이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국화와 생강, 꿀, 안동소주가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는 이 하이볼을 한 번쯤 음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적인 하이볼은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중에서도 매력있게 맛을 잘 뽑아냈다. 

 

하이볼로 탄생한 한국의 전통주, '안동하이볼'의 주간평가는 3.7/5.0 이다. 한국적인 맛과 향에 취할 수 있도록 훌륭히 만들어 졌으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술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 평가

맛 ★★★★☆(3.8)

가격 ★★★☆☆(3.3)

바디감 ★★★☆☆(2.5)

당도 ★★★☆☆(2.5)

향 ★★★★☆

산미 ★★☆☆☆

탄산 ★★★☆☆(2.5)

풍미 ★★★☆☆

 

주간(酒肝)평가

★★★★☆

3.7점 입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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