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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일기/막걸리

사람을 매혹하는 선홍 빛깔, 붉은 원숭이/★★★☆☆(3.3)

by 주(酒)간(肝)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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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주류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이전에 비하여 확실히 다양한 술이 나오는 것이 체감된다. 예전에야 대형 기업에서 판매하는 주류가 매대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었지만, 지금은 주류 문화가 많이 발전한 만큼 소형 주조사에서도 자신만의 특색을 가진 여러 술들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걸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음주하였던 막걸리의 대부분은 지역막걸리였다. 모든 막걸리들은 각자의 색을 가지기보단 비슷비슷한 진한 우유색을 띠고 있었으며, 맛 역시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긴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다양한 주조사들이 생겨남에 따라 막걸리 역시 어떤 방향을 가지고 만들었냐에 따라 굉장히 큰 차이를 보인다. 멜론 맛이 나기도 하며, 굉장히 새콤한 산미가 밀려오기도 하고, 우윳빛보다는 보는 사람을 매혹시키는 선홍빛을 선보이기도 한다. 마치 '붉은 원숭이'처럼 말이다.

 

오늘은 다양한 술들 중 막걸리, 그중에서도 마시는 사람을 홀리는 듯한 빛깔을 가진 술 한 병을 가지고 왔다. '붉은 원숭이', 이름부터 독특한 이 녀석. 이름만 들어선 이 것이 막걸리인지 무엇인지 알기 어려울 테니 빠르게 음주해 보도록 하겠다.

사람을 매혹하는 선홍 빛깔, 붉은 원숭이

 

겉보기부터 꽤나 심상치가 않다. 병 안에서도 자신의 매력을 강하게 뽐내고 있는 빛깔과 자신만만하게 나를 쳐다보는 원숭이까지. 일단 외관으로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주)술샘에서 만들어진 이 친구의 가격은 9000원,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약간의 할인을 하고 있긴 하나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 그냥 9000원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붉은 원숭이'는 색깔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일반 쌀이 아닌 홍국쌀을 이용하여 만들어졌는데, '홍국쌀'은 백미에 홍국균을 띄워 붉은색 빛을 내는 쌀로써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모나콜린 K가 포함되어 있어 콜레스테롤 저하, 중성지방 감소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술을 마시면서 건강을 생각하면 좀 맞지 않는 이야기 같지만, 그래도 어차피 마실 술이라면 좀 더 건강하게 음주하는 것이 당연히 좋으니까. 참고로 도수는 10.8도로 취하기에 딱 적당하다.

직접적으로 마주하니 확실히 흔하게 볼 수 있는 색깔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눅진하면서도 선홍빛을 띠고 있는 막걸리, 오미자 막걸리와 비슷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오미자 막걸리는 분홍색에 가까운 붉은색이지만, 붉은 원숭이는 말 그대로 장밋빛에 가까운 붉은색을 자랑한다.

 

코를 가져다 대보면 꽤나 오묘한 향이 잔을 타고 흘러나온다. 약간은 쿰쿰한 쌀의 냄새, 알코올의 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적당히 고소한 곡물의 향기가 코를 감싸온다. 향 자체가 부드러운 편이라 그런지 강렬하게 다가오기보단 확실히 은은하게 코 주위를 안아주는 느낌이 있다.

 

기대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떨리는 마음. 잔을 몇 번 돌리며 두근거리는 가슴과 함께 천천히 천천히 음주해 보았다. 

 

적당히 달고, 적당히 쌉싸름하며 확실히 부드러운 주감을 가지고 있는 막걸리이다. 가진 외모에 비해서는 비교적 평범한 맛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10.8도라는 도수 때문인지 혀의 끝에서 알코올의 맛이 살짝 맴도는데, 술을 음주하는 데 있어서 절대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혀를 지나친 술은 그대로 부드럽게 목구멍을 통과한다. 목 넘김 이후에는 약간의 씁쓸함과 함께 텁텁함을 혀에 남기며, 맛이 진한 편이 아니기에 여운 역시 간결히 사라진다.

 

무난한 바디감에 꽤 괜찮은 풍미를 지니고 있는 술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외모에 비해선 다른 막걸리와 큰 차이가 있는 맛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보통의 막걸리에 비하여 느껴지는 장점이라면 확실히 술이 깔끔하다는 것. 

 

풍미 자체는 어느 정도 진하게 입 안을 가득 채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술의 주감이 깔끔하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스러움이 덜하며 다음 잔을 입에 털어 넣기가 편하다.

 

아 거기에 한 가지, 아니 두 가지 추가하자면 맛의 끝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고소함, 그리고 10.8도라는 막걸리 치고는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정의 맛이 연하다는 것. 달고 씁쓸하며, 고소한 막걸리라 여러 잔 반복해서 음주하다 보면 딱 취하기 좋은 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겉모습만큼은 아니지만 확실히 맛 또한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술이 적당히 묵직하니 입 안을 부드럽게 쓸어내려주기에 안주로는 매운 음식들이 괜찮을 듯하다. 곱창볶음이나, 순대볶음, 닭발에 한 잔 하면 딱 좋을 것 같다. 물론 난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에 닭발보다는 순대 볶음이 조금 더 당기지만.


'붉은 원숭이', 사실 외관을 보고 했던 기대 까지는 미치지 못한 맛이었다. 물론 이 말이 맛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외관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의 기대치를 상당히 높여놓았기 때문이니까.

 

맛이나 향을 보더라도 고소함, 풍미, 달콤함 등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막걸리이다.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보통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난히 즐겁게 음주할만한 맛이라고 생각된다. 나 역시 한 잔 두 잔 술이 사라지는지 모른 채 맛있게 마셨으니.

 

오늘의 술,  '붉은 원숭이'의 주간 평가는 '5/3.3'이다. 아름다운 빛깔과 무난히 맛있는 막걸리의 조합, 하지만 가격이 막걸리 치고 싸다고 말할 순 없기에 이러한 평가가 나오게 되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개인적 평가

맛 ★★★☆☆(3.5)

가격 ★★★★☆(3.5)

바디감 ★★★☆☆

당도 ★★★☆☆(2.5)

향 ★★★☆☆(2.5)

산미 ☆☆☆☆☆

탄산 ☆☆☆☆☆

풍미 ★★★☆☆

주간(酒肝)평가

★★★☆☆

3.3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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