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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일기/사케

힘든 하루를 마친 아버지를 위한 술, 간바레 오또상/★★★★☆(3.5)

by 주(酒)간(肝) 202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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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힘내세요

 

사케,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술의 종류 중 하나이다. 흔히 일본의 청주를 부를 때 '사케'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자카야나 일본 술을 판매하는 식당에 방문하면 대부분 '사케'라는 이름하에 술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사케라는 표현은 특정한 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 내에서 '사케'는 일본의 술 자체를 의미하는 명사이기에, 쌀을 발효시켜 만든 일본식 청주, 사케를 부르고 싶다면 '니혼쥬, 니혼슈' 등으로 말하는 것이 맞다. 물론 한국에서 사케라고 부른다고 하여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하거나, '니혼슈로 정정해 주세요'라고 들을 일은 없으니, 그냥 이렇다고 알고만 있으면 될 듯하다.

 

사케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도록 하고.. 아마 눈치가 빠른 사람은 내가 왜 이 이야기를 꺼냈는지 이미 예상했을 것이다. 맞다, 오늘 가져온 술은 아직까지 한 번도 들고 온 적이 없던 일본식 청주, 사케이다. 그것도 여러분들이 식당이나 술집에서 한 번쯤은 본 경험이 있을 '간바레 오또상' 되겠다.

힘든 하루를 마친 아버지를 위한 술, 간바레 오또상

 

간바레 오또상

제품명 : 간바레 오또상

가격 : 17500원(CU편의점기준)

원산지 : 일본, HAKURYUSHUZOU

식품의유형 : 청주

용량 : 900ML

도수 : 14.5%vol


 

한눈에 보면 알 수 있듯이 병사케가 아닌 팩사케이다. 도수는 14.5도 이고 용량은 900ml, 혼자서 음주하기엔 살짝 많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홀짝거려보니 생각보다 금방 사라지더라. 일본 내에서는 '간바레 토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수입을 하면서 '간바레 오또상'으로 등록하여 우리에겐 이 이름이 익숙한 상태가 되었다.

 

'간바레 오또상'을 한국어로 바꾸면 '아빠 힘내세요'를 의미한다. 1990년대 버블이 꺼지고 추락한 이후 약 20년 이상을 일본은 장기 불황으로 보내게 되는데, 이때 지치고 힘들어하는 직장인들을 위하여 니가타현 지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어디서 본 듯한 아빠의 얼굴이 사케의 전면부에 그려져 있다.

 

편의점에서 발견한 이 술의 가격은 17500원, 보통 16000원에서 19000원대 사이에서 판매되며 17500원 역시 1000원 할인가가 적용된 가격이다. 더불어 술의 등급은 보통주(후츠슈), 그러니까.. 좋게 말하자면 사케 중 가장 보편화된 단계라고 보면 되겠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가장 낮은 단계.

 

술을 마시기 전 여담으로 '간바레 오또상'이 실제 일본에서도 인기가 있을까 하여 영상을 찾아보았다. 예상과는 달리 한국에서 그리 인기가 많던 일본 사케가 일본 내에서는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 '마트에서 한 번 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등의 의견이 대부분이었으며, 심지어 이 술을 보았다고 하는 사람도 술의 생산지인 니카타현의 사람이었다. 참 신기한 일이다. 다른 나라의 술이 한국에서 인기가 더 많다니.


잔에 따른 술의 색깔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투명한 것은 아니나 술 자체의 색이 아름다워 그리 혼탁해 보이지도 않는다. 꼭 눈을 막 건져내어 담아 놓은 듯한 모습. 눈으로 보았을 땐 부드럽고, 깔끔한 느낌을 선사할 것 같은 사케이다.

 

잔에 코를 가져다 대니 시원한 향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향기의 시작은 청량하고 산뜻하나, 끝으로 가니 약간의 알코올향, 그리고 쿰쿰함이 느껴진다. 미네랄, 그리고 미세하게 풋사과의 향을 품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은은한 향이라고 생각된다.

 

한 모금 머금으면 부드럽고 깔끔한 술이 입안에 흘러들어온다. 맛 자체가 상당히 옅고 그윽한 편이어서 그런지 술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느낌이다. 쌀과 알코올, 거기에 곁 도는 연약한 산미와 단 맛을 포함하고 있는데, 사케의 맛이 진하지 않아 목 넘김이 참 가볍다. 사케 중에서는 낮은 단계에 속하는 술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깔끔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혀를 부드럽게 휘감었던 술이 넘어간 후에는 청주 특유의 쌀의 맛과 향을 남기고 사라진다. 시작부터 끝까지 맛이 가볍고 깔끔해서 그런지 끝 역시 마찬가지. 여운이 긴 술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술의 무게감은 곱고 가벼우며, 풍미는 가벼운 술에 비해선 약간 더 진하다. 14.5도라는 소주와 근접한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의 향이나 맛은 강하게 느껴지지 않은데, 여기에 더해진 전체적으로 고운 입자감과 간결한 술의 느낌이 '간바레 오또상'의 장점이라고 느껴진다.

 

맑고 깔끔한 사케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그리 큰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다. 진하고 무거운 느낌을 가진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울리지 않을 수 있으나, 반대로 가벼운 술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음주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사실 음주하기 전엔 '보통주(후츠슈)'라는 가장 낮은 등급만 보고서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사케 역시 종류가 천차만별이고, 등급에 따른 맛 역시 천차만별이기에 지나친 기대는 술의 맛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것 인진 모르겠지만, '간바레오또상'은 곱고 깔끔한 주감과 부드럽고 간결한 풍미를 선보이며 나의 혀를 만족시켜 주었던 것 같다.

 

술의 안주로는 깔끔하게 음주를 하고 싶다면 회나 초밥을 추천하고, 비교적 무거운 음주를 원한다면 어묵탕, 나가사끼 짬뽕도 괜찮을 것 같다. 술 자체가 맛이 연하고 깔끔하기에 술에 집중하고 싶다면 전자를, 안주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면서 취하고 싶다면 후자를 권한다.


'간바레 오또상', 아빠 힘내세요란 의미를 가진 이 술의 맛은 생각보다 연하고, 부드러웠다. 사실 고된 일을 하고 온 사람일수록 진한 술에 취하고 싶기 마련이지만, 다음 날 다시 일을 나서야 하는 아버지가 그러기는 힘들 노릇. 이 사케가 이토록 깔끔한 것은 어쩌면 힘들어도 버텨야 하는 아빠를 위해서는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힘든 하루를 마친 아버지를 위한 술, '간바레 오또상'의 주간 평가는 3.5/5.0이다. 적당한 가격에 생각보다 괜찮은 맛을 가진 사케이기에 힘든 하루를 끝냈다면 한 잔쯤 음주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내일을 위해 900ML를 다 마시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개인적 평가

맛 ★★★☆☆(3.5)

가격 ★★★☆☆

바디감 ★★☆☆☆(1.5)

당도 ★☆☆☆☆

향 ★★★★☆(3.5)

산미 ★☆☆☆☆

탄산 ☆☆☆☆☆

풍미 ★★★★☆(3.5)

 

주간(酒肝)평가

★★★★☆

3.5점 입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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