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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의 달에선 토끼가 잔을 기울인다, 몽중월/★★★★☆(4.0)

by 주(酒)간(肝) 202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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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 맛보면 진득한 단 맛에 반하고, 두 모금엔 다리가 풀려 풀썩 주저앉더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꿈 속의 달 한 조각을 바라보고 있더라. - 어느 토끼의 고백 中

 

윗 내용은 오늘 이야기하기 위해 준비한 술을 마신 토끼의 고백 중 일부분이다. 술이 어찌나 아름답고, 그 맛이 달콤한지 토끼마저도 달을 바라보면서 잔을 기울이며, 자신도 모르게 술과 달에 취해 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어릴 적 어른들에게 늘상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달에는 토끼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달 위의 토끼는 뛰어놀기도 하고, 떡방아를 찧기도 하면서 가끔 우리에게 모습을 보이며 살아가고 있다고 들었다. 이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오늘 나를 취하게 만들어줄 술인 '몽중월'이 말하는 것과 약간은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몽중월', 꿈속의 달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술이다. 토끼의 고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술을 마신 토끼는 어느새 취하여 자신도 모르게 꿈 속의 달 한 조각을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술을 머금어 나도 모르게 꿈 속의 달을 바라보게 된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꿈 속에서 이 술을 마시고 있었던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여하튼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속설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 오늘 독자들에게 소개드리기 위하여 가져왔다.

 

그럼, 오늘도 사족은 여기까지 하고. 한 모금 만에 토끼가 반한 술은 어떤 모습과 맛을 지니고 있을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꿈 속의 달에선 토끼가 잔을 기울인다, 몽중월

몽중월

제품명 : 몽중월

가격 : 22000원(온라인기준)

원산지 : 충남 서천군, 녹천주조장

식품의유형 : 살균약주

용량 : 500ML

도수 : 16%vol


병과 술, 그리고 디자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전반적으로 녹색으로 꾸며져 있는 '몽중월'은 보는 것만으로도 몽환적이고, 술 자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꿈속의 달을 바라보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 술은 마치 타로카드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통해 마시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전달하려고 하는 듯하다.

 

'녹천주조장'에서 만들어진 '몽중월'은 찹쌀, 백미, 누룩, 국화 등 고품질의 국내산 재료를 선별하여 인공첨가물 없이 원재료 그대로 만들어진 약주로서, 100일 동안 정성껏 빚어 독특한 맛과 깊은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또한 그윽한 풍미의 베이스가 되는 국화는 언제나 신선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직접 재배하고, 까다롭게 선별하여 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름부터 꿈을 꾸는 듯한 이 술의 용량은 500ml, 도수는 소주와 비슷한 16도. 거기에 가격은 22000원이다. 용량이나 도수를 생각해 보았을 때, 22000원이란 가격은 절대 싸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물론 맛을 보고나선 어떻게 생각이 바뀔지 모르는 일이지만, 아직까진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잔에 따른 술의 모습은 노르스름한 빛깔을 선보인다. 농익은 달을 술에 퐁당 빠뜨린 듯한 느낌. 일단 외관적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코를 가져다 대니 확실히 약주라는 생각이 곧바로 떠오른다. 국화와 누룩향, 약간의 산미, 그리고 우리가 평소에 약주라고 하였을 때 떠올리는 건강한 향기가 자리 잡고 있으며, 약주향은 다른 약주와 비교해서는 약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향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 술의 향이 별로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약주향이 약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술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성향이다.

 

잔을 몇 번 흔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생각보다 달고 부드러운 술이 혀를 감싸 안아준다. 향에 있어서 어느 정도 약주 향기가 나기에 약주 맛이 강할까 하였지만, 맛에 있어선 약주의 느낌이 그리 강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음주해 왔던 진한 매실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며, 혀의 끝에 가서야 약간의 씁쓸함과 함께 국화향이 올라온다.


탄산이 없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술은 고운 느낌을 지니고 있다. 혀에서 시작되어 목구멍에 도달할 때까지 전혀 방해감이 느껴지지 않고, 목 넘김 이후에는 약간의 산미와 달콤함, 미세한 씁쓸함, 거기에 약초향을 약간 놔두고 사라진다. 참으로 신기한 술이다. 매실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실주 같은 느낌을 가져다주다니.

 

바디감은 적당한 편이며, 입에서 퍼지는 풍미는 조금만 머금어도 입 안을 꽉 채우는 것이 꽤 괜찮다. 술의 산미와 단 맛이 굉장히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기에 한 잔을 마시고 나면 그 끈끈함이 남아 다음잔을 부르고, 여기에 16도라는 소주와 비슷한 알코올이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의 향이나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여겨진다.

 

약주라는 말에 부담감을 가질 수 있지만, 실상 약간의 건강한 향이 나오는 것을 제외하면 보통의 사람이라면 크게 부담 없이 맛있게 음주할 수 있는 술이다. 적당한 국화의 향이 코를 어루만지고, 외외로 달콤한 산미가 혀에 맴돌기에 음주하기 불편한 약주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혀를 끈적이듯이 잡아채는 술의 주감 역시 상당히 매력적이다.

 

예상보다 술이 달콤하고 만족스러웠기에 한 병을 다 비우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몽중월', 영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한국적인 향미로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술은, 달을 바라보면서 마신다면 아마 당신에게 토끼와 술상을 놓은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

 

처음 음주하기 전에 22000원이라는 가격이 비싼 편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병을 비운 지금은 술의 맛에 반하여 그런 기억을 싹 잊은 상태이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갈비찜, 장어구이 등을 추천하고 싶다. 한식과 잘 어울릴 듯하며, 술 자체가 괜찮아 어떤 음식이든 크게 벗어남 없이 잘 어우러질 것이다.


'몽중월', 나에겐 확실히 만족스러운 술이었다. 약간씩 코를 일렁이는 약주의 향기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 신경 쓰이지만, 그 부분을 제외한다면 흠을 잡기가 어려운 술이었다고 생각된다.

 

아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 끈적이는 달콤함이 매력적이기에 잔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는데, 말했다시피 도수가 16도라 내가 언제 취한 지도 모르고 취하게 된 다는 것. 이러니 달이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달과 잔을 기울이는 듯 한 술, '몽중월'의 주간 평가는 4.0/5.0이다. 약주의 느낌이 걱정되긴 하나, 나에겐 즐거운 달과의 음주시간이었다.


개인적 평가

맛 ★★★★☆

가격 ★★★☆☆

바디감 ★★★☆☆(2.5)

당도 ★★★☆☆

향 ★★★☆☆

산미 ★★☆☆☆

탄산 ☆☆☆☆☆

풍미 ★★★★☆

 

주간(酒肝)평가

★★★☆☆

4.0점 입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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