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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일기/막걸리

얕은 메밀에 발을 담구다, 봉평 생 메밀 막걸리/★★★☆☆(2.8)

by 주(酒)간(肝) 202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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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꽃은 녹음 위로 눈처럼 흩뿌려진다. 화려하진 않으나 그들만의 빛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색으로 수풀을 범람하지 않은채 오롯이 풍경 안에 간직하려 한다. 메밀 꽃을 보면 늘 드는 생각이 그렇다. 치장하지 않은 아름다움. 순백이라는 단어에 가까운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렇게 갑작스럽게 메밀 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리 큰 이유 때문은 아니다. 우연히 마시게 된 막걸리의 이름이 '봉평 생 메밀 막걸리'였고, 이러한 이름 때문에 자연스럽게 메밀 꽃이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름 많은 막걸리를 음주해봤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항상 새로운 막걸리를 보게되면 여전히 신기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마실 수 있는 술이 많다는 것과, 가슴 속에 깃드는 오늘 마실 술에 대한 기대감. 메밀을 퐁당 담가 놓은 막걸리의 맛은 어떨까. 고소한 꽃 향기를 기대하며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얕은 메밀에 발을 담구다, 봉평 생 메밀 막걸리

봉평 생 메밀 막걸리

제품명 : 봉평 생 메밀 막걸리

가격 : 4000원(식당기준)

원산지 : 강원도 평창군, 주식회사 한스팜

식품의유형 : 탁주

용량 : 750ML

도수 : 6%vol


 

오늘은 평소와 배경이 다르다. 막걸리 뒤로 보이는 노오란 벽돌들. 집이 아닌 산책 중 들리게 된 막국수 집에서 찍은 사진이다.

 

평소 집에서 느긋한 기분으로음주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오늘은 밖에서 점심을 즐기기 위해 길을 나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한 막국수 집에서 내가 아직 먹어보지 못한 술인 '봉평 생 메밀 막걸리'가 당당히 냉장고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자랑하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격은 4000원, 직접 마트에서 구매한 것도 아니고 식당에서 판매한 것을 산 가격이니 딱 적당하다고 생각된다. 디자인에 그리 큰 신경을 쓴 것 처럼 보이진 않으며, 병 오른쪽 아래 조그맣게 메밀이 5% 포함되었다고 적혀있다.

 

'메밀 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강원 평창의 봉평 메밀과 해발 650M 청정 지역의 지하 암반수로 이루어진 막걸리 라고 하는데, 이런 술에 외관이 무슨 상관이랴.


물론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도 있지만, 술에 한해서는 꼭 그런 것이 아니니. 이리 간단히 생겼어도 맛은 기깔나게 잘 나오는 술들이 많다. 

 

술을 잔에 따른 모습은 기존의 막걸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약간은 탁한 우유 같은 모습, 뿌옇게 이루어진 것이 누가봐도 '나 탁주요'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잔을 몇 번 흔든 뒤 코를 대보니 막걸리와 우유 사이의 향이 코 끝을 툭툭 건드리기 시작한다. 향 자체가 산뜻하고 청량하게 다가오는 편이며, 달콤함이나 상큼함, 알콜 등의 향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메밀의 향이 느껴지긴 하나 코의 끝에서 정말 살짝 느껴지는 것이 그리 진한 맛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 모금 밀어 넣으면 전반적으로 옅은 맛과 함께 일반 탄삼음료 수준의 탄산이 입 안을 채워온다. 예상대로 메밀의 맛이나 향은 진하게 다가오지 않으며 맛의 끝에서 약간의 고소함이 느껴지는 정도가 전부이다.

 

부드러운 술에 더하여 바디감은 살짝 가벼운 편이고 풍미는 입 안에서 크게 퍼진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맛의 모난 구석은 없으나 그리 뛰어난 구석도 잘 보이지 않아 장점과 단점 양 쪽 모두를 구분하기가 어려운 막걸리이다.

 

혀를 지난 술은 부드럽게 목구멍을 넘어가는데, 맛 자체가 연해서 그런 것인지 여운 역시 상당히 깔끔한 편이다. 고소함이 정말 옅게 살짝 느껴지는 정도.

 

기본적인 안주에 음주하기 괜찮은 표준적인 막걸리 라고 생각이 든다. 메밀이 들어갔지만 크게 텁텁함이나 입자감은 느껴지지 않고, 혀 끝에서 살짝씩 씁쓸함이 감도는 정도에 그친다.

 

진한 맛이나 묵직한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추천하기 어려운 술이다. 옅은 맛의 강도와 약간씩 느껴지는 메밀의 향, 그리고 음료와 비슷한 정도의 탄산이 어울려 가볍게 마시기 좋은 막걸리를 만들어 낸 듯 하다. 상당히 무난한 맛을 지니고 있지만 메밀 막걸리임에도 불구하고 메밀의 향이나 맛이 진하게 나지 않는 것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으로 다가온다.

 

메밀 전병, 전, 수육등과 곁들이면 괜찮을 것 같으며, 메밀 막국수와의 조합은 아쉽지만 썩 좋다고 말하긴 힘들었다. 그냥 나쁘지 않은 정도.

 

만약 식당에 갔는데 막걸리의 종류가 이 것 하나 뿐이라면 마시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음번엔 아무래도 다른 것을 찾지 않을까. 메밀 꽃이 피기엔 아직은 이른 시기였나 보다.


 

'봉평 생 메밀 막걸리', 전체적으로 무난한 맛을 지닌 술이었다. 향이나 맛이나, 메밀 막걸리라고 해서 메밀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진 않았으며 그냥 저냥 취하기에 적당한 정도.

 

메밀 꽃은 화려하지 않으나 특색이 있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눈을 떼기가 힘들고 향과 모습에 취해버린다. 아직 다 핀 메밀 꽃을 따라가기엔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아직 피지 못한 맛, '봉평 생 메밀 막걸리'의 주간 평가는 2.8/5.0 이다. 조금만 더 무르익기를 기대해 본다.


 

개인적 평가

맛 ★★★☆☆(2.8)

가격 ★★★☆☆

바디감 ★★☆☆☆

당도 ★☆☆☆☆(0.5)

향 ★★★☆☆(2.5)

산미 ★☆☆☆☆(0.5)

탄산 ★★★☆☆

풍미 ★★★☆☆(2.5)

 

주간(酒肝)평가

★★★☆☆

2.8점 입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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